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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생활 10년 즐거운 인생 ①........,

대통령 잘 뽑아야 하 듯 단체장도 잘 뽑아야 한다.
"사람은 사라지고 권위만 덕지덕지"


내가 알던 어떤 사람은 7년 전 시장에 출마하겠노라며 인터뷰를 했었다. 환경을 사랑하는 환경시장이 되고 개발 보다는 현재 사는 사람을 중시하겠다고 했다. 당시에는 한 참 재개발 붐이 일고 있던 때라 많은 서민들이 살던 터를 버리고 이주가 많았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었는지 그 사람의 생각들이 맘에 들었다.



그리고 그는 시장이 됐다. 시장이 되고 나서 그와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허름한 골목에 자리 잡은 전집이었다. 한 때는 그와 거리를 두었던 공무원들이 어느새 마음을 바꾸었는지 그의 옆에 딱 붙어서 보기 민망할 정도로 시중을 들었다. 마침 전집에는 경사가 있었다. 기르던 개가 임신 끝에 강아지를 출산한 것이다. 그래서 시장과의 만남을 기념하는 의미로 개를 덥석 받았다. 가축은 그냥 받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어서 2만원을 주고 집으로 데려왔다.

지금 집에서 ‘해피’라는 이름으로 나와 함께 살고 있는 중년의 개가 그 녀석이다. 종자가 작은 강아지라 특별히 사료를 꾸준하게 사다주는 것 말고는 신경을 쓸 일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무난하게 흘러가는 듯 했지만 시장은 사람이 변했다. 무엇이 그를 변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몇 년도 안 된 사이에 그의 몸에는 권위가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다른 시장들과는 다르게 인터뷰를 한번 하려고 해도 거치는 것이 많았으며 서면 인터뷰만을 강조 했다.

대면 인터뷰와 서면 인터뷰는 많은 차이가 있다. 대면 인터뷰는 직접 당사자에게 듣는 말과 표정을 글로 옮기는 것에 반해 서면 인터뷰는 질의서의 답변을 시장대신 공무원이 하고 나중에 시장이 검토만 하는 형식이다. 그리고 그것이 활자로 바뀌기 때문에 서면 인터뷰는 되도록 안한다는 것이 내 고집이자 주의(主義)였다.

그래서 그가 시장이 되고 나서 6년 가까이 시간이 흐르고 있는 지금까지도 인터뷰가 없다. 반면 다른 시의 시장들은 해년마다 한 번식 대면 인터뷰를 해왔다.

지난 6년 동안 내가 살고 있는 시에서 벌어진 끔직한 일들에 대해 기사를 작성하면서 그의 심기를 건드렸는지 아니면 공무원들의 농간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시와의 관계는 악화 일로를 겪었다. 그동안 내가 살고 있는 시에는 초대형 쇼핑몰이 들어섰다. 이 건물이 들어서면서 석면 문제가 심각했었다. 건물터가 과거 유명한 석면생산 건물이었기 때문이다. 수많은 경고가 있었다. 그래서 기사를 쓰고 또 썼지만 시는 단 한 번의 공사중단도 없이 사업을 강행했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겠다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다.

/전경만기자 jkmcom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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