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반 경제도약 준비할 때
지난 몇 일간 긴 시간 끝에 남과 북의 최고 정치지도자가 만나 국민들에게 보여준 모습은 감동이다. 지난 1953년 남북전쟁이 발발한지 3년이 넘게 진행되었던 6ㆍ25 전쟁의 휴전 협정은 그해 7월 27일 체결됐다. 당시 UN군 총사령관이었던 마크 웨인 클라크, 북한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 중공인민지원군 사령관 펑더화이가 서명을 했다. 당시 이승만 전 대통령은 서명을 하지 않았다.
<전경만의 와이즈 칼럼>
그리고 종전이 아닌 휴전을 한지 무려 62년이 지나 다시 종전협상을 하자는 남과 북 그리고 미국 간의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가 자살하고 난후 독일이 공식적으로 항복한 날을 종전기념일로 삼은 나라가 많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는 일본이 패망한 8월15일을 종전기념일로 본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종전기념일이 없다. 아직 북한과 휴전중이기 때문에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난다고 하는 종전기념일이 없는 것이다. 휴전은 말 그대로 전쟁 중에 잠시 쉬었다 다시 싸우자는 것일 뿐이지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하는 종전과는 큰 차이가 있다.
20세기에 일어났던 초대형 국제전쟁은 1차 세계대전에 이어 스페인 내전 그리고 2차 세계대전. 마지막으로 세계 20여국이 참전한 한반도 전쟁이다. 수백만의 사람이 전쟁의 포화 속에 죽어갔으며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또는 인종이 다르다는 정말 비인간적 이유만으로도 사람이 죽어났던 전쟁들이었다. 그 참담한 전쟁이 모두 종전을 맞이했지만 한국만 아직 휴전 중이다. 그 끝이 지금 보이고 있다.
아직 휴전의 당사자인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까지 서명해야 사실상 완전한 종전 선언이 된다. 종전의 첫발인 한국과의 만남은 이미 성사됐고 내용도 좋다. 그리고 앞으로 미국과의 만남이 남아 있고 유엔에서 이를 추인하는 과정도 남아 있다. 김칫국부터 마시기는 이르지만 많은 이들이 한국의 종전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남과 북이 서로에게 겨눈 총과 칼을 거두어들이고 미래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도 있다. 북한에 가로막혀 반세기동안 섬 아닌 섬으로 지내야 했던 남한과 미국의 해상봉쇄로 인해 뱃길이 막혀 세계로 나아가지 못했던 북한이 담장을 거두어 내고 서로 길을 내는 순간 우리에게는 천금의 기회가 찾아오게 될 것이다.
남한은 북한을 통해 아시아의 중심으로 누구보다 빨리 달려갈 수 있는 자본과 기술이 있으며 북한은 뱃길을 통해 세계로의 길이 열리는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한반도 주변국은 우려의 시각을 가질 수도 있다. 호랑이 등에 혹시나 날개를 달아주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오해해도 어쩔 수 없는 반가운 평화다. 오해가 아닌 진실이라고 해도 우리시대에 만들어질 평화는 미래의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