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잘 뽑아야 하 듯 단체장도 잘 뽑아야 한다.
“엉터리 문화제 복원도 모자라 하천 절단까지”
수원시장 선거가 끝난 후 2년 뒤 수원은 엄청난 예산을 들여 수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화제인 수원화성 ‘남수문’구간 일부를 복원했다 당시 수원시장은 도지사와 함께 큰 행사를 열었다. 수많은 사람들과 내`외빈이 초청되어 복원한 문화제에 대해 설명하고 자신들의 복원에 대해 스스로 찬양을 했다
그러나 수원시의 수원화성 남수문 복권에 대해 찬성하기는 어려웠다. 생태계를 고려하지 않은 문화제 복원으로 인해 하천의 허리가 막혀 물고기 들이 생이별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전에 없었던 상류와 하류가 생겨나고 그 사이에는 문화제 복원이라는 미명아래 높이 1,2m의 보가 만들어졌다. 물론 변변한 어도도 없었다.
▲ 상단의 사진은 북수문이며 하단의 사진은 새로 복원한 남수문이다. 남수문 교각과 교각을 연결하는 원의 내각이 조선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수원시는 완벽한 복원이라며 자화자찬을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남수문의 형태가 북수문과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북수문이 조선의 ‘홍예’를 대표하고 있는 것에 반해 남수문의 형태는 홍예가 아니고 ‘아치’에 가깝다. 18세기 당시 조선은 둥근 형태의 수문을 만들면서 내각의 각도를 크게 가져갔으나 서구는 작게 가져갔다. 원래 홍예이었어야 했으나 남수문의 복원은 누가보아도 아치형태의 수문이다. 정상적인 복원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또한 시에서는 하천절단과 관련 어도가 없다는 지적 기사에 급하게 ‘인공어도’를 만들었다며 보여주었다. 하천의 한 복판에 직각으로 지름 20cm 구멍을 하나 낸 것이 어도라는 설명이다. 기도 차지 않는 일이었다.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인공어도는 하천변에서 하천변으로 20분의1의 기울기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수원시에서 급하게 설치한 인공어도는 하천 정 중앙에 수직으로 구멍을 내고 직각으로 물이 아래로 내려가는 구조다. 이것을 인공어도라고 하니 기가 막힐 수밖에 없었다. 인공어도는 두 달이 가지 못해 고장이 났고 지금은 인공어도로서의 기능이 작동하는지조차 의심이 되고 있다. 다만 인공어도라는 구멍에 늘 무엇인가 막혀 있는 모습이 자주 목격될 뿐이다.
그해 엄청난 폭우가 쏟아졌다. 문화제를 복원한다며 재정비한 하천은 완공 3개월 만에 풍지박살이 났다. 분명한 부실공사 이었건만 누구하나 이를 지적하지 않았다. 그래도 언론사라고 부실시공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사를 냈지만 오히려 왜 시의 사업에 사사건건 방해만 하느냐는 핀잔만 돌아왔다. 힘든 타향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사 3개월 만에 하천에 설치한 바위와 조경들이 모두 떠내려가 제자리를 이탈한 것에 대해 지적도 못하는 언론사를 운영하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하천정비 공사가 완료되고 난 후 수원시장은 수원천변에 기자들을 불러 물이 얼마나 깨끗해졌는가에 대해 직접 언론브리핑을 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진을 보면 나도 시장과 옆에 서서 하천을 둘러보았다. 물론 그 후 3개월 뒤 수원시장이 설명했던 그 자리는 모두 물에 떠내려갔다.
처음 지방에 내려올 때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기사 안 쓰고 보도자료를 주는 대로만 올려도 먹고 사는 것에 지장 없다”는 감언이설이 넘쳐나는 지방생활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환경운동을 했었다는 사람이 시장이 되었다고 좋아하고 내가 사는 주변의 생태환경이 점차 좋아질 것이리라 믿었던 내가 바보였다. 단 한순간에 하천의 허리를 절단 내고도 “내가 일 잘했지요” 라며 웃는 사람의 정체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이다. 덕분에 술이 많이 늘었다.
/ 전경만 기자 jkmcom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