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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정잡배도 마땅 쓸 때는 물부터 뿌린다

습지 매립하면 미세먼지 공포는 누가 막아주나

하는 일 없이 도시를 배회하며 나쁜 일에 종종 끼어들어 자신의 사소한 이익을 챙기는 사람들을 ‘시정잡배’라고 한다. 건달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시정잡배는 건달보다는 아래단계에 속한 인간 군상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건달에게는 공손해도 시정잡배에게는 공손하지 않았다.


<전경만의 와이즈칼럼>

그런 시정잡배들이 가장 많이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마당 쓰는 일에 끼어들어 참견하기다. 마당을 쓰는 것은 주로 어린 아이들이나 집안의 대소사에서 약간 먼 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그런 사람들이 한참 마당을 쓸고 있을 즘에 간섭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이 바로 시정잡배일 경우가 많다.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마당 쓰는 것에 대해 시시콜콜 간섭을 했다. 그러나 시정잡배라도 마당은 잘 쓸 었는지 “시정잡배도 마당 쓸 때는 물부터 뿌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마당 쓸 때 물을 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먼지나지 말라는 것이다. 물을 뿌리지 않고 마당을 쓸게 되면 뿌연 먼지가 폴폴 날려 빨래에 쌓이게 되고, 집안에 먼지가 날아들기 때문이다. 맞다. 상성상 물은 먼지를 잡아먹는 기본이 되는 물질이다. 먼지에 습기가 스며들면 무거워져 공기 중에 떠다니기 어렵다. 그리고 물을 매개체로 해서 먼지들이 뭉치기 때문에 치우기도 좋다.

요즈음은 먼지를 잡아주는 공기청정기도 있고 물을 뿌려주면서 마루를 닦아주는 걸레도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먼지제거를 위해 물을 좀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움직이는 거대 먼지덩어리 제거는 아직도 환경자체에 의존하고 있다. 먼지제거에 가장 좋은 우리 주위의 환경은 습지다. 습지는 물을 머금고 있으면서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를 잡아먹는다.

습지의 먼지제거 효율이 얼마나 좋으면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새만금 간척지에 다시 습지를 조성했을 정도다. 새만금의 동쪽에 위치한 도시들은 천연습지인 새만금이 사라지자 서쪽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에 의한 극심한 고통을 맛보았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부랴부랴 습지를 재조성한 것이 불과 몇 년 전이다.

그러나 이런 사실들을 알고도 쉬쉬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정잡배도 알고 있는 물과 먼지의 관계를 모르는 것인지 수원의 정치인들과 일부 공무원들은 수원의 서쪽 끝에 위치한 습지 440만평을 매립하자고 아우성이다. 습지를 매립해 전투비행장을 만들자고 악다구니를 부리고 있다.

걸레도 마른걸레보다는 물걸레가 좋다는 것을 시정잡배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알 만한 사람들이 서쪽 끝에 있는 습지를 매립하자고 하는 것은 위선이다. 경기도 서쪽 끝의 습지는 수원으로 날아오는 당진 화력발전소의 먼지를 먹어주고 때로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도 막아준다. 수원이 수도권 전체 시민들에게 호흡기를 다 사줄 요량이 아니라면 시정잡배도 부리지 않는 억지를 그만 부렸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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